등소천의 하루 “경염!, 경염!!” 왠만해서는 큰 소리가 나지 않는 정왕부에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제 집 마냥 문을 박차고 들어오는 인영을 제지하는 이가 하나도 없음에 등소천은 서둘러 무례한 손님 앞을 막아섰다. 그는 장곡 출신의 장사로 정왕의 군영에 입대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참이다. “넌 누구야?” 등소천은 그의 고귀한 생김새와 하얀 능라 옷을...
가면 뒤로 숨긴 연분홍 복숭아등, 새빨간 금붕어등, 청사를 씌운 초롱, 나뭇가지에 매달아 다홍으로 빛나는 자그마한 감모양의 등. 세상 모든 등이 이곳에 있었다. 소택에서 반각을 걸어 나와 골목을 두 번 꺾으니 별천지가 눈앞에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등불이 막 어두워지기 시작한 금릉의 하늘을 흐드러지게 수놓았다. 저잣거리는 수많은 인파로 발 디딜 틈 없었고 걷...
매화가 좋은 것은 매화 잎이 하나, 둘 바람에 떠올랐다. 소년은 매우 준수했으나 표정이 없어 냉한 인상을 지녔다. 앳된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마디가 굵고 강인한 손은 검이 아닌 매화 가지를 들었다. 지붕 위에 누워 매화 꽃잎이 흩날리는 모양을 바라보는 것은 소년의 오랜 일과 중 하나였다. 연분홍 꽃잎이 시야를 어지럽히다 종국엔 사라져버리는 것을 홀린 듯 지...
@lazarek8, 보고 싶은 걸 쓴다.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